삼성·하이닉스 'HBM4' 격돌…반도체대전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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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10-22 17:02 조회 4 댓글 0본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로 맞붙었다.
양사는 22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서 HBM4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재 공급 중인 HBM3E에 이은 차세대 제품으로, HBM4 실물이 일반에 공개된 건 처음이다.
HBM4는 기존 HBM들과 달리 가장 밑단(베이스 다이)에 메모리 컨트롤러 등 시스템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다. HBM 성능과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고객 요구에 맞춰 컨트롤러 등이 추가·제작되기 때문에 '맞춤형 HBM' 시대 개막을 알리는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삼성은 심기일전으로 준비한 HBM4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5세대 D램인 '1b'로 HBM4를 만드는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6세대 D램인 '1c'로 HBM4를 준비했다. 추격자인 만큼 남과 똑같은 방식이 아닌, 차별화된 기술로 HBM4를 만들어 시장 판도를 흔들겠다는 의지에서다. 삼성전자는 HBM4를 위해 기반이 되는 1c D램 설계를 전면 개선하는 등 경쟁력 회복에 집중했다.
SK하이닉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전시 부스에서도 HBM을 중심에 배치, 시장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엿보였다. SK하이닉스의 HBM4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와 만들어 눈길을 끈다. 메모리 컨트롤러가 포함된 베이스 다이를 TSMC가 제조하고, SK하이닉스가 D램을 올려 HBM4를 완성한다. 시스템 반도체 제조 1위 TSMC와 HBM 1위 SK하이닉스가 협력해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성능과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를 올 연말 양산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차기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 탑재가 목표다. 양사는 현재 엔비디아와 HBM4 성능 평가(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양산이 임박한 HBM을 일반에 공개한 건 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시장 공략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HBM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수성을, 삼성전자는 역전을 노리고 HBM4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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