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골든타임 놓칠라...'추경예산' 클러스터·시스템반도체에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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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인공지능(AI)이 쏘아올린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 약 5000억원을 편성했다. 반도체특별법이 국회 계류 중인 상황에서 반도체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추경을 통해 대기업에게는 인프라 및 세제 지원을 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에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 및 시스템 반도체 강화해 나선다.
반도체 관련 추경 5000억원
15일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 선점을 위한 재정투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민간 중심 반도체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을 위해 반도체 분야 투자를 26조원에서 33조원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재정의 마중물 투자로 극복하기 위해서다.정부는 4대 추진과제, 15개 세부과제를 꼽으면서 기존 반도체 지원 규모를 새롭게 늘렸다. △인프라(3조1000억원→5조1000억원) △투자(18조1000억원→21조6000억원) △차세대 기술(3조8000억원→5조원) △인재(1조4000억원→1조4000억원) 등이다. 이중 약 5000억원이 10조원 규모 정부 추경안 속 반도체 예산으로 담길 계획이다. 이중 정부가 기업에제 직접 지급하는 보조금 방식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에게 집중됐다.
이번 반도체 관련 5000억원 규모 추경안에는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 지원 626억원 △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기반시설 지원 구축 1170억원 △국가첨단전략전산업 소부장 투자보조금 700억원 △팹리스기업 첨단장비 공동이용지원 23억원 △AI 반도체 실증지원 400억원 및 해외실증지원 54억원 △인력양성 반도체아카데미 10억원 등 총 2983억원 규모다.
여기에 더해 약 2000억원 추경 재원은 산업은행의 ‘반도체저리대출 프로그램’(17조원) 현금 출자금으로 쓰인다. 2000억원이 산업은행에 투입되면 이를 기반으로 기존 반도체저리대출을 3조원 이상 추가 공급해 반도체 분야에서 2027년까지 정책금융 2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저리대출 프로그램은 향후 50조원 규모 첨단전략산업기금으로 통합될 예정이다.
반도체 추경 송전선로 지중화 및 중소기업 보조금에 쓰인다
반도체 인프라 구축에 반도체 추경 대다수가 쓰일 계획이다.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 지중화 비용을 위해 626억원 추경안이 신설됐다. 대규모 단지를 빨리 조성하도록 기업이 부담하는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의 70%를 국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대해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국비지원 한도를 최대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리고 이를 위해 추경안에 1170억원을 신설했다.특히 추경 재원 700억원은 소부장 중소중견 기업 투자보조금으로 쓰인다. 미국 중국 간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기업 경쟁력을 높여 반도체 소부장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국가첨단전략산업 공급망 안전품목 및 전략물자를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에게 입지·설비 신규 투자규모의 30~50%를 지원한다. 최대 건당 150억원, 기업당 200억원 규모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 100억원을 투자했을 때 최대 50억원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국내 기반이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 강화에도 나선다. 영세 팹리스 기업이 고가의 AI반도체 실증장비를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 비용 23억원을 추경안에 담았다. 시스템 반도체는 시제품 제작 전후 성능 검증을 위한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산 검증장비는 대당 100억원 수준으로 국내 대기업은 50대 이상 구비했지만 중소기업에겐 부담이 컸다. AI반도체 트랙레코드 지원을 위해 국내외 실증지원 사업 454억원도 추경안에 포함됐다. 신생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다양한 응용처에 실제 반도체를 공급한 이력인 트랙레코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스템 반도체가 뭐길래
한편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와 기능이 특별하게 설계된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 메모리 반도체는 D램과 낸드가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1993년부터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연산, 제어 등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인공지능이 대두되면서 시스템 반도체 중요성이 커졌지만 국내 기반은 약한 상태다.반도체 회사는 종합반도체 회사(IDM), 팹리스(fabless) 회사, 파운드리(foundry) 회사 등으로 나뉜다. 메모리 반도체는 대부분 IDM이 설계와 생산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팹리스가 설계를, 파운드리가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분업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중 팹리스 기업에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중소·중견기업이 많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는 시스템 반도체, 그중에서도 GPU를 주력으로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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