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까지 온 '이재명의 시대', 보수의 대반격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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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이동' 카운트다운, 4439만1871명의 유권자가 택할 '미래권력'은?
'계엄 심판' 여론 업은 1강 이재명 vs '삼권분립 붕괴' 외치며 추격하는 김문수
이준석·권영국 완주, 이재명의 득실은…단일화 무산 기류에도 金 자신감
반전 없는 드라마일까, 기적 같은 대반전일까. 6·3 대선의 결승선을 코앞에 둔 지금, 선두 주자는 여전히 이재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선 레이스 시작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가 시작된 종반부까지 단 한 번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 견고한 12·3 비상계엄 심판 구도, 최근까지 발표된 여론의 흐름 등을 고려하면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은 이재명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아직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2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막판 스퍼트를 시작한 가운데 그를 향한 보수 집토끼들의 응원 구호는 점차 커져가는 양상이다. 단일화 캐스팅보트를 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가족 리스크'를 점화시킨 사이에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완주를 선언하며 진보 표심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침묵하는 '샤이 중도층'의 표심이 이들 중 어디에 무게를 싣느냐에 따라 후보들의 득표율뿐 아니라 순위가 달라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제 경쟁과 고민의 시간은 가고, 선택의 시간이다. '내란 세력 척결'과 '사법 개혁'을 외치며 대권을 목전에 둔 이재명, '민주당의 삼권분립 훼손 심판론'과 '개헌 카드'로 반전을 노리는 김문수, '보수의 개혁'과 '정치 세대 교체'를 기치로 내건 이준석. 4439만1871명의 유권자는 누구를 새 미래권력으로 택할까. 투표지에 적힐 그 이름에, 위태로운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시사저널 이종현·이준석 캠프 제공
'여론조사 블랙아웃' 직전까지 굳건한 '어대명'
"내란 세력에 대해 엄중하고 강력하게 심판해 주시길 바란다."(이재명 민주당 후보) "마지막 추격이 일어나고 있고, 결과는 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열망을 담아 정치 교체, 세대 교체, 시대 교체를 이뤄내겠다."(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6·3 대선을 닷새 앞둔 5월29일, 대선후보들은 일제히 사전투표장을 찾아 이 같은 3인 3색의 포부를 밝혔다. 주자들의 메시지는 입이 아닌 장소를 통해서도 읽혔다. 이날 이재명 후보는 서울 신촌, 김문수 후보는 인천 계양, 이준석 후보는 경기 화성 동탄을 사전투표 장소로 선택했다. 이재명 후보가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2030세대 청년층 표심을 공략하는 사이,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역구를 찾아 '내가 이재명의 대항마'라는 도발적인 자신감을 드러냈고, 이준석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의 '동탄 기적'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다졌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역전을 예고했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5월28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가운데, 그 직전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추이는 분명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에 가깝다.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발표된 대부분의 다자 구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줄곧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매일경제·MBN과 넥스트리서치가 전국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5월23~25일 실시한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44.9%,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각각 35.9%와 9.6%로 조사됐다.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이 5월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다자대결에서 49%를 얻었다. 이어 김문수 후보가 35%, 이준석 후보는 11%를 얻었다.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가 5월24~25일 전국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 45.9%, 김문수 후보 34.4%, 이준석 후보 11.3%로 나타났다.

역전을 기대하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로서는 아쉬운 수치다. 역대 대선에서 '블랙아웃 기간' 직전 발표된 지지율이 대선 당일 득표율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대선에선 공표 금지 기간 직전의 여론조사에서 40% 안팎의 지지를 받던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41.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022년 대선에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간발의 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졌고, 실제 윤 후보가 0.73%p 차로 신승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대선 당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최근까지 발표된 여론조사상 3자 구도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이기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판'을 뒤흔들 이슈가 나오지 않는 한 이 구도와 판세 자체가 바뀌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월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코너 몰린 김문수, 기적 같은 대반전 경우의 수는?
대선 9회말 2아웃, 이재명 후보의 역투가 계속되면서 김 후보의 역전은 쉽지 않아졌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기적 같은 역전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그들이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①다수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우향우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②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카드가 아직 유효하고 ③단일화에 실패하더라도 3자 구도에서 김 후보가 신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김 후보 측의 자체 분석이다.
실제 조사기관과 기간마다 차이는 있으나,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빠진 만큼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여럿 발표됐다. 앞서 인용한 매일경제·MBN 여론조사에서는 1차 조사(5월16~18일) 때보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2.8%포인트(p) 하락했고,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각각 2.6%p와 2.8%p 상승했다. 중앙일보·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 지지율은 49%로 직전 조사와 동일했으나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각각 33%에서 35%로, 이준석 후보는 9%에서 11%로 각각 2%p씩 올랐다.
김 후보는 '반명(反이재명) 표심'이 집결하고 있는 결과라고 해석한다. TV토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를 둘러싸고 발화한 '커피 원가 120원 논란' '호텔경제학 논란'과 민주당의 '사법부 장악 시도 논란' 여파로 중도층 표심 일부가 이재명 후보에게 등을 돌렸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한 뒤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유세에 합류했고, 진보 원로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괴물독재 국가의 출현을 막고 희망의 제7공화국으로 함께 건너가자"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 지지율 변동의 원동력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김 후보는 만약 '반명 빅텐트'에 이준석 후보까지 몸을 싣는다면 극적인 반전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준석 후보가 강하게 거부하고 있으나 실현만 된다면 '이재명 정부 탄생'을 저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실시된 마지막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를 벌인다는 결과도 나왔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5월26~27일 전국의 남녀 유권자 1000명에게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김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를 가정해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조사한 결과, 김 후보 46.7%, 이재명 후보 44.1%로 나타났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이준석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에는 이재명 후보 41.5%, 이준석 후보 34.8%였다.
이에 김문수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공식 라인을 넘어 물밑에서도 이준석 후보에게 단일화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는 현시점에선 극히 확률이 낮은 시나리오다.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은 0%"라며 거듭 선을 그은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도 단일화 무산을 전제로 '대선 승리'를 말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준석 후보가 완주할 경우 보수 유권자가 아닌 중도층 표심을 흡수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즉, 진보 주자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이재명의 왼쪽 표'를,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의 오른쪽 표'를 뺏어간다면 김문수 후보의 신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5월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에서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그 뜻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단일화가 없더라도 3자 구도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5월29일 국회에서 대선 현안 및 추가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완주를 선택한 이준석 후보의 뜻을 존중한다"며 "김문수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이준석 후보의 미래의 길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김문수, 미래는 이준석"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월29일 인천 계양1동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월29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9동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막판 변수…'설화 논란' 이준석, '아들 리스크' 이재명
'보수의 대결집→반명 중도층의 결합→이재명의 낙선', 과연 보수가 그리는 이 반격의 청사진은 현실화될 수 있을까. 다수의 전문가는 그 가능성에 쉽게 베팅하지 않는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공고해진 '윤석열 심판론'이 대선판의 주류 프레임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김문수 후보가 '친윤 딱지'를 완전히 떼어내지 못한 게 중도층의 표심잡기에 장애물이 되었다는 진단이다. 실제 최근 김 후보가 친윤(親윤석열)계 복심 윤상현 의원을 선대위원장에 앉히자 친한(親한동훈)계 조경태 의원 등이 유세 중단을 선언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조 의원이 캠프에 복귀했으나 보수의 내홍을 노출하며 적지 않게 실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이준석 후보가 TV토론 과정에서 이른바 '젓가락 논란'에 휩싸인 것도 보수진영의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5월27일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의 아들과 관련한 과거 논란을 겨냥해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원색적 언급을 해 비판을 받았다. '성희롱 논란'이 일자 이준석 후보는 5월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적 책임 차원의 대선후보 가족 검증"이라고 주장했으나 여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 탓에 보수 단일화, 반명 연대의 시너지도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과거 MB(이명박 전 대통령)는 '잘살아보세'라는 시대정신에 힘입어 최다 격차로 당선됐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내란 극복'이라는 프레임이 강하게 작동하는 모습"이라며 "보수 결집을 감안하더라도 이재명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5월28일 시사저널TV에 출연해 "대선날이 임박해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가 무산됐다"며 "김 후보가 지지층에게 '그럼에도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인식시키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봤다.
어떻게 조사했나 매일경제·MBN과 중앙일보, 동아일보 조사는 각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매일경제·MBN과 중앙일보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전화 면접조사, 동아일보는 무선 임의전화걸기(RDD)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매일경제·MBN 16.8%, 중앙일보 24.4%, 동아일보 10.8%다. 데일리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했다.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으며, 응답률은 5.2%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계엄 심판' 여론 업은 1강 이재명 vs '삼권분립 붕괴' 외치며 추격하는 김문수
이준석·권영국 완주, 이재명의 득실은…단일화 무산 기류에도 金 자신감
반전 없는 드라마일까, 기적 같은 대반전일까. 6·3 대선의 결승선을 코앞에 둔 지금, 선두 주자는 여전히 이재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선 레이스 시작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가 시작된 종반부까지 단 한 번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 견고한 12·3 비상계엄 심판 구도, 최근까지 발표된 여론의 흐름 등을 고려하면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은 이재명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아직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2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막판 스퍼트를 시작한 가운데 그를 향한 보수 집토끼들의 응원 구호는 점차 커져가는 양상이다. 단일화 캐스팅보트를 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가족 리스크'를 점화시킨 사이에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완주를 선언하며 진보 표심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침묵하는 '샤이 중도층'의 표심이 이들 중 어디에 무게를 싣느냐에 따라 후보들의 득표율뿐 아니라 순위가 달라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제 경쟁과 고민의 시간은 가고, 선택의 시간이다. '내란 세력 척결'과 '사법 개혁'을 외치며 대권을 목전에 둔 이재명, '민주당의 삼권분립 훼손 심판론'과 '개헌 카드'로 반전을 노리는 김문수, '보수의 개혁'과 '정치 세대 교체'를 기치로 내건 이준석. 4439만1871명의 유권자는 누구를 새 미래권력으로 택할까. 투표지에 적힐 그 이름에, 위태로운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여론조사 블랙아웃' 직전까지 굳건한 '어대명'
"내란 세력에 대해 엄중하고 강력하게 심판해 주시길 바란다."(이재명 민주당 후보) "마지막 추격이 일어나고 있고, 결과는 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열망을 담아 정치 교체, 세대 교체, 시대 교체를 이뤄내겠다."(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6·3 대선을 닷새 앞둔 5월29일, 대선후보들은 일제히 사전투표장을 찾아 이 같은 3인 3색의 포부를 밝혔다. 주자들의 메시지는 입이 아닌 장소를 통해서도 읽혔다. 이날 이재명 후보는 서울 신촌, 김문수 후보는 인천 계양, 이준석 후보는 경기 화성 동탄을 사전투표 장소로 선택했다. 이재명 후보가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2030세대 청년층 표심을 공략하는 사이,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역구를 찾아 '내가 이재명의 대항마'라는 도발적인 자신감을 드러냈고, 이준석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의 '동탄 기적'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다졌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역전을 예고했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5월28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가운데, 그 직전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추이는 분명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에 가깝다.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발표된 대부분의 다자 구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줄곧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매일경제·MBN과 넥스트리서치가 전국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5월23~25일 실시한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44.9%,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각각 35.9%와 9.6%로 조사됐다.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이 5월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다자대결에서 49%를 얻었다. 이어 김문수 후보가 35%, 이준석 후보는 11%를 얻었다.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가 5월24~25일 전국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 45.9%, 김문수 후보 34.4%, 이준석 후보 11.3%로 나타났다.

역전을 기대하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로서는 아쉬운 수치다. 역대 대선에서 '블랙아웃 기간' 직전 발표된 지지율이 대선 당일 득표율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대선에선 공표 금지 기간 직전의 여론조사에서 40% 안팎의 지지를 받던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41.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022년 대선에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간발의 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졌고, 실제 윤 후보가 0.73%p 차로 신승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대선 당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최근까지 발표된 여론조사상 3자 구도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이기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판'을 뒤흔들 이슈가 나오지 않는 한 이 구도와 판세 자체가 바뀌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코너 몰린 김문수, 기적 같은 대반전 경우의 수는?
대선 9회말 2아웃, 이재명 후보의 역투가 계속되면서 김 후보의 역전은 쉽지 않아졌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기적 같은 역전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그들이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①다수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우향우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②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카드가 아직 유효하고 ③단일화에 실패하더라도 3자 구도에서 김 후보가 신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김 후보 측의 자체 분석이다.
실제 조사기관과 기간마다 차이는 있으나,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빠진 만큼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여럿 발표됐다. 앞서 인용한 매일경제·MBN 여론조사에서는 1차 조사(5월16~18일) 때보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2.8%포인트(p) 하락했고,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각각 2.6%p와 2.8%p 상승했다. 중앙일보·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 지지율은 49%로 직전 조사와 동일했으나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각각 33%에서 35%로, 이준석 후보는 9%에서 11%로 각각 2%p씩 올랐다.
김 후보는 '반명(反이재명) 표심'이 집결하고 있는 결과라고 해석한다. TV토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를 둘러싸고 발화한 '커피 원가 120원 논란' '호텔경제학 논란'과 민주당의 '사법부 장악 시도 논란' 여파로 중도층 표심 일부가 이재명 후보에게 등을 돌렸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한 뒤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유세에 합류했고, 진보 원로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괴물독재 국가의 출현을 막고 희망의 제7공화국으로 함께 건너가자"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 지지율 변동의 원동력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김 후보는 만약 '반명 빅텐트'에 이준석 후보까지 몸을 싣는다면 극적인 반전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준석 후보가 강하게 거부하고 있으나 실현만 된다면 '이재명 정부 탄생'을 저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실시된 마지막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를 벌인다는 결과도 나왔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5월26~27일 전국의 남녀 유권자 1000명에게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김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를 가정해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조사한 결과, 김 후보 46.7%, 이재명 후보 44.1%로 나타났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이준석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에는 이재명 후보 41.5%, 이준석 후보 34.8%였다.
이에 김문수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공식 라인을 넘어 물밑에서도 이준석 후보에게 단일화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는 현시점에선 극히 확률이 낮은 시나리오다.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은 0%"라며 거듭 선을 그은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도 단일화 무산을 전제로 '대선 승리'를 말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준석 후보가 완주할 경우 보수 유권자가 아닌 중도층 표심을 흡수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즉, 진보 주자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이재명의 왼쪽 표'를,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의 오른쪽 표'를 뺏어간다면 김문수 후보의 신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5월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에서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그 뜻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단일화가 없더라도 3자 구도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5월29일 국회에서 대선 현안 및 추가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완주를 선택한 이준석 후보의 뜻을 존중한다"며 "김문수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이준석 후보의 미래의 길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김문수, 미래는 이준석"이라고 밝혔다.


막판 변수…'설화 논란' 이준석, '아들 리스크' 이재명
'보수의 대결집→반명 중도층의 결합→이재명의 낙선', 과연 보수가 그리는 이 반격의 청사진은 현실화될 수 있을까. 다수의 전문가는 그 가능성에 쉽게 베팅하지 않는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공고해진 '윤석열 심판론'이 대선판의 주류 프레임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김문수 후보가 '친윤 딱지'를 완전히 떼어내지 못한 게 중도층의 표심잡기에 장애물이 되었다는 진단이다. 실제 최근 김 후보가 친윤(親윤석열)계 복심 윤상현 의원을 선대위원장에 앉히자 친한(親한동훈)계 조경태 의원 등이 유세 중단을 선언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조 의원이 캠프에 복귀했으나 보수의 내홍을 노출하며 적지 않게 실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이준석 후보가 TV토론 과정에서 이른바 '젓가락 논란'에 휩싸인 것도 보수진영의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5월27일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의 아들과 관련한 과거 논란을 겨냥해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원색적 언급을 해 비판을 받았다. '성희롱 논란'이 일자 이준석 후보는 5월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적 책임 차원의 대선후보 가족 검증"이라고 주장했으나 여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 탓에 보수 단일화, 반명 연대의 시너지도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과거 MB(이명박 전 대통령)는 '잘살아보세'라는 시대정신에 힘입어 최다 격차로 당선됐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내란 극복'이라는 프레임이 강하게 작동하는 모습"이라며 "보수 결집을 감안하더라도 이재명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5월28일 시사저널TV에 출연해 "대선날이 임박해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가 무산됐다"며 "김 후보가 지지층에게 '그럼에도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인식시키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봤다.
어떻게 조사했나 매일경제·MBN과 중앙일보, 동아일보 조사는 각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매일경제·MBN과 중앙일보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전화 면접조사, 동아일보는 무선 임의전화걸기(RDD)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매일경제·MBN 16.8%, 중앙일보 24.4%, 동아일보 10.8%다. 데일리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했다.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으며, 응답률은 5.2%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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