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스탄불 끝내 안 와…러-우크라 3년만의 휴전협상 ‘험난’
페이지 정보

본문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러시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 평화협상에 나오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크렘린이 회담 전날인 14일 누리집에 공개한 파견 대표단 명단을 보면,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을 단장으로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이 이름을 올렸다. 두 인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다음달인 2022년 3월 말 이스탄불에서 열린 양국 협상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미하일 갈루진 외교차관과 이고리 코스튜코프 총참모부 정보총국(GRU) 국장 등 차관급 이하가 대표단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뒤 미국과 우크라이나 문제로 고위급 회담을 진행해온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외교정책보좌관이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파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미국 중재 협상 때보다는 하위 직급 인물들이 포진했다.
15일 튀르키예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정대로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표단 구성을 “대역 소품 같다”며 평가절하했다. 마라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하며 그를 “어릿광대” “루저”라고 비난했다.
메딘스킨 보좌관을 명단에 재등장시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러시아는 이번 회담을 3년 전 이스탄불 협상의 연장으로 본다. 앞서 지난 11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직접 대화”를 깜짝 제안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2022년 3월 이스탄불에서 열렸던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회담이 결렬된 것을 언급하며 이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나겠다”고 역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정상이 거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며 푸틴 대통령을 압박했는데, 러시아는 이런 역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러시아는 3년 전 양국이 논의했던 ‘이스탄불 공동성명’이 평화협상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스탄불 공동성명 초안엔 우크라이나 중립국화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금지 등과 더불어 우크라이나군 규모 축소, 외국 군사 지원 금지 등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는 당시 군사력 제한 등을 반대해 이스탄불 성명은 결국 폐기됐다.
전망은 밝지 않다. 러시아는 3년 전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혹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 15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러시아 입장에 “지상에서의 변화를 반영한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전쟁 뒤 점령한 원래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에 이르는 땅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라는 요구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태도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직접 협상을 좌우할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 휴전 요구에 응하지 않고 시간 끌기를 하는 러시아를 향해 실망감을 드러내며 미국이 중재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도 내비쳤지만, 러시아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지는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중동 두번째 방문지인 카타르 도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금요일(16일)에 (이스탄불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은 14일 튀르키예에 도착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